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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미국이 제안한 가자지구 휴전 협상안에 대해 ‘전쟁 종식’을 위한 수정 사항을 요구했다. 미국이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긋고 나서면서 휴전 협상이 다시 표류할 조짐을 보인다.
3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이날 성명에서 “(미국 측) 휴전안에 따라 이스라엘 인질 10명과 시신 18구를 송환할 것”이라면서도 일부 수정안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이 답변(수정안)은 영구적 휴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의) 완전 철수, 가자지구 내 우리 국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 보장 등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스티브 위트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가 지난 29일 제안한 휴전안을 사실상 받아들이지 않고 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구상이 포함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CNN 등에 따르면 구체적인 요구 사항으로는 60일 휴전의 연장, 이스라엘군의 철수 위치 지정, UN이 주도하는 인도적 지원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위트코프 특사는 이에 대해 이날 엑스에 “미국의 제안에 대한 하마스의 답변을 받았다”며 “이는 전적으로 수용할 수 없으며, 우리(휴전 논의)를 후퇴시키는 것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하마스는 간접 회담의 기반이 될 프레임워크(뼈대) 제안을 수용해야 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다음 주 초 협상을 즉시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측이 제안한 휴전안이 협상 시작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못 박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가자지구 문제에 대해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며 “오늘이나 내일 중 그에 대해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하마스와 미국 간 의견 충돌로 휴전 협상은 또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미국 측 휴전안에는 하마스가 그동안 중점적으로 요구해온 ‘전쟁 종식’이 담기지 않아 예견된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시 휴전만 가능하다는 이스라엘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는 휴전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합의에 도달할 때까지 성실한 협상이 지속되게끔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만 명시됐다고 CNN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휴전 협정을 조율하려 노력해온 미국 관리들은 전쟁을 둘러싼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근본적인 간극을 극복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은 협상의 교착 상태를 하마스 탓으로 돌렸다. 베냐민 네탸나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내고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위한 (미국 측) 휴전안을 거부했다”며 “이스라엘은 인질을 송환하고 하마스를 패배시키기 위한 작전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지난 13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 유럽병원 공습으로 하마스의 가자지구 수장인 무함마드 신와르를 사살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지난달 28일 네탸나후 총리가 신와르 사망을 의회에서 보고한 지 사흘 만에, 작전 후 약 보름 만에 공식 성명을 낸 것이다. 하마스는 신와르의 사망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초 하마스 고위 인사들이 휴전 및 인질 협상을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일 것이란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를 계기로 공습을 준비했다며 구체적인 공격 정황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공습 당일 신와르 등 주변에 인질이 없다는 첩보를 확보한 뒤 전투기가 30초 만에 50발이 넘는 미사일을 퍼붓는 등 공습을 단행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