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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금일’ 논란 되는 시대···‘어휘력 키워주는 책’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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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행복이 작성일24-08-26 01:34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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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과 어휘력을 강조하는 책들의 출간이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디지털 기기가 집중력을 앗아간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논란으로 부상하면서 읽기 능력 향상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온라인서점 예스24 집계에 따르면 ‘문해력’ ‘어휘력’을 키워드로 하는 책의 출간은 최근 4년 사이 4배가량 늘어났다. 2020년 관련 도서의 출간 종수는 36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49종으로 늘었고, 올해의 경우 1~7월 사이에만 146종이 출간됐다. 판매량도 증가하는 추세다. 전년 대비 판매량 증가폭을 보면, 2022년 11.6%, 2022년 26.7%를 기록했고, 올해 1~7월에는 80.6% 늘어났다. 8월 들어서도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 <내 아이를 위한 어휘력 수업> 등 관련 도서의 출간이 이어지고 있다.
특기할 점은 이중에서도 필사책이 각광받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3월 출간된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위즈덤하우스)가 대표적이다. 이 책은 지난 5월 예스24 베스트셀러 10위권에 처음 진입한 이후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째주에는 2주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지금까지 31쇄를 찍으면서 10만부가 팔렸다.
책은 김애란·박경리·나쓰메 소세키·마거릿 애트우드를 비롯한 동서양 작가들의 시·소설·산문에서 발췌한 문장들을 짝수 페이지에 배치하고 홀수 페이지에서는 독자가 이를 직접 따라쓸 수 있도록 구성됐다. 각 장 앞머리에는 읽기 능력과 어휘력 향상을 위한 저자의 조언을 실었다.
필사책이 독자들의 호응을 얻는 것 자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2016년 인스타 좋아요 구매 상반기에도 필사책 출간이 급증해 ‘필사책 열풍’이 분다는 평가가 나왔다. 컬러링북과 캘리그라피 서적에 이어 필사책이 디지털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에게 ‘손으로 하는 명상’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와 달리 최근 출간된 필사책들은 ‘힐링’보다는 문해력·어휘력 향상을 내세우고 있다. <하루 한 장 나의 어휘력을 위한 필사 노트>는 책만 읽어서는 어휘력을 높이기 어렵다면서 가장 깊이 책을 읽는 방법인 필사야말로 어휘력 향상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한다. <더 좋은 문장을 쓰고 싶은 당신을 위한 필사책>도 필사가 문장력을 높여주는 ‘유용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위즈덤하우스 관계자는 최근 초등학생부터 어른까지 어휘력과 문해력 저하가 사회적 문제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필사가 어휘력을 늘리는 데 효과적이라는 얘기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것이 (판매에) 크게 작용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북칼럼니스트인 홍순철 BC에이전트 대표는 지난 2월 아이돌 가수 설현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필사를 하는 모습이 방영된 이후 필사책 판매가 늘었다면서 과거 출판계에는 독자들을 귀찮게 하면 책이 인스타 좋아요 구매 안 팔린다는 말이 있었지만 요즘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문해력 책 출간이 늘어난 배경에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사흘’을 ‘4일’로, ‘금일’을 ‘금요일’로, ‘심심한 사과’를 ‘무성의한 사과’ 등으로 오인하는 사례들이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사회적 이슈가 됐다는 사실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디톡스의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높아지면서 독서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해력·어휘력 관련 도서 출간을 자극하는 불쏘시개가 되고 있다.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겨냥한 문해력 도서들도 눈에 띈다. 지난달 출간된 <10대를 위한 공부머리 문해력>은 인공지능(AI)과 차별화되는 인간 고유의 능력이 문해력이라고 주장한다. 지난 6월 출간돼 한 달 만에 1만부 넘게 팔린 <부모의 어휘력>은 부모의 정확한 어휘 구사력이 아이들의 지적·정서적 성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요즘은 읽을 게 너무 많아서 문제가 되는 시대라면서 이럴수록 정확하게 읽고 비판적으로 읽는 게 중요한데 그런 능력의 기초가 되는 것이 어휘력이다. 또 부모들 사이에서는 문해력 없이 인공지능(AI) 시대를 살아갈 수 없다는 불안도 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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